2011년 10월 10일

(멋진 시), '가을날' - 10/10(월)

Good morning all,
 
10월 10일. 간밤의 비가 개이면서, 맑은 가을 하늘의 도쿄의 아침입니다.
 
오늘, 일본은 체육의 날로 휴일입니다. 그래서, 오늘 아침은, 늘 우리에게 멋진 시를
보내 주시는 박정희 시인님께서 주신 멋진 시를 보내는 걸로 대신합니다!
 

                         - 라이너 마리아 릴케

주여, 때가 왔습니다.

지난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

해시계 위에 당신의 그림자를 얹으시고

들녘엔 바람을 풀어 놓아 주소서.

 

마지막 과일들이 무르익도록 명()하소서

이틀만 더 남국(南國)의 날을 베푸시어

과일들의 완성을 재촉하시고,

독한 포도주에는 마지막 단맛이 스미게 하소서.

 

지금 집이 없는 사람은 이제 집을 짓지 않습니다.

지금 혼자인 사람은 그렇게 오래 남아 깨어서 책을 읽고,

 긴 편지를 쓸 것이며 낙엽이 흩날리는 날에는

가로수들 사이로 이리저리 불안스레 헤매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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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너 마리아 릴케 (RAINER MARIA RILKE, 1875~1926)

독일의 소설가라기보다는 장미 가시에 찔려 죽은 불운의 시인으로

릴케는 죽은 딸을 잊지 못한 어머니에 의해 일곱 살까지 여자아이로 길러졌다.

1886년 아버지의 권유로 육군유년학교에 입학했지만 몸이 허약하여 그만두었으며

이 시절의 좌절과 외로움을 견디려 시를 쓰기 시작했다.

1894년에는 첫 시집 삶과 노래를 출간 이후 예술사, 문학사, 미학, 철학, 법학 등을 공부했으며

1901년 조각가 클라라 베스트호프와 결혼, 1906년에는 조각가 로댕의 전기를 써달라는 부탁을 받아 잠시 그의 비서로 일했다.

저서로는『기도시집, 형상시집, 신시집등이 있으며

말년에 발표한 두기노의 비가오르페우스에게 바치는 소네트등은 보들레르를 잇는 서구시의 정점이라고 평가받았다.

말테의 수기는 릴케가 1910년에 발표한 소설로  문학적 모더니즘의 효시가 되었으며,

 1926년 백혈병이 악화되어 세상을 떠났다.

 

 위의 시는 자연의 변화 앞에서 여러 가지 감회를 가지게 되는 시인의 성찰이 두드러진 역할을 하는 시로서

종교적이고 경건한 분위기가 시 전편에 흐릅니다. 시인은 가을이라는 계절의 이중적 속성,

즉 풍성함과 황폐함을 외적 세계와 내적 세계에 대비시켜 우수와 고독을 형상화하면서

인간이 결실을 거두기 위해 흘린 땀과 대비하여 무수한 능력을 지닌 신의 권능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 작품은 가을이라는 결실과 조락(凋落)의 계절에 인간 존재의 본질을 생각하고 투시하는

서정적 자아의 경건성과 구도 정신이 간결하고 평이한 표현 속에 잘 드러난 서정시라고 할 수 있는데

결실의 계절인 가을날을 통하여 자연이 우리 인간에게 주는 평화롭고 포근한 정취를

따뜻한 마음으로 느껴보며 감상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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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멋진 한 주 되세요!

 

Have a nice day 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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